카약을 타고 바다산책을 했습니다. 그간 해변을 걸으며 눈으로 바라만 보던 태평양에 직접 뛰어들어 보니 아, 왜 진작 이걸 왜 안했지 후회가 되었네요.
매일 해변걷기로 다리운동은 충분한데 상체운동이 아무래도 부족합니다. 균형을 위해 카약이나 스탠드업패달보딩Stand up paddle boarding을 하면 어떨까 생각입니다. 이 아름다운 태평양을 멀리서 바라 보기만 하자니 아깝기도 하고.
원래 렌트를 해서 좀 해보고 적당한 중고카약이나 보드를 크레익스리스트로 천천히 구입하려던 차 이런 고마울데가! 아침에 같이 풀에서 운동하는 리쳐드씨(made-up name)가 남편에게 말했다네요. 자기에게 카약이 쓸데없이(?) 세개나 있으니 언제든 가져다 타라고.
카약을 빌리러 가니 마침 자신도 시간이 좀 있다기에 리챠드씨도 함께, 셋이서 바다로 나갔습니다. 내친김에 아예 베이를 벗어나 뉴포트연안의 이탈리안식당(배를 댈수있는 도크가 페티오와 바로 연결돼 있어서 동네사람들이 차대신 배를 타고 많이 오더군요)까지 노를 저어 가서 점심을 먹고 오기로 했지요.
미네소타에서 레이크하우스에 살때 뒷뜰에 카누가 두척 있어서 노젓기는 원없이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바다에서 카약은 우리 둘다 처음. 노젓는 방식이 좀 달라 처음엔 좀 해멨는데 리챠드씨가 힘안들이고 패들링하는 요령, 물살(ocean current)피하는법 등도 알려줘서 바로 적응이 되었습니다.
호수같은 잔잔한 베이로 나아가는데 저쪽에서 뭔가가 첨버덩합니다. 앗! 돌고래 아냐? 하는데 물개랍니다. 저런 큰 애가 같이 놀자고 덤비면 이 작은 카약은 그냥 뒤집어 질듯...혼자였다면 좀 무서웠을 것 같았습니다.
절벽과 섬들 사이로 빠져 나가며 펼쳐지는 브릿쥐, 요트, 클립하우스...뉴포트하버의 풍광이 가히 환상적이었습니다.
뒤에서 패들링하며 이 사진 찍다 로변철씨 새로 산 스마트폰을 물에 빠뜨릴 뻔했다네요.
그런데 아무래도 물길로 왕복 2시간은 좀 저에게 무리일거 같았습니다. 게다가 오는 길은 오션커런트가 역류라 훨씬 힘들다네요. 둘이서 정말 괜찮겠냐고 자꾸 저를 걱정합니다. 아무래도 안쓰던 관절에 무리가 갈 수도 있을 듯하여 중간에 배를 돌리기로 했네요.
어차피 옷도 좀 젖어 일단 모토홈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점심은 셋이서 차를 타고 육로로 다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