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2일 목요일

오늘은 또 어디를 걸을까

지금 머무는 우리의 베이스캠프(NPD)주변에는 정말 멋진 산책길들이 많습니다.  
매번 오늘은 어디로 방향을 잡을까 잠시 행복한 고민에 빠지곤 하는 우리.


Fashion Island? Back bay? Balboa Island?.....


그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는 역시 발보아 아일랜드를 한바퀴 도는 거지요. 

캠프를 벗어나면  바로 작은 언덕공원이 나옵니다. 여기서 바라보는 베이 풍경이 또 말 그대로 브리쓰테이킹-숨막힙니다. 거기서 PCH만 건너면 내리막 아래 사거리 지나 바로 섬으로 연결된 다리가 나옵니다. 도보로 10분 거리. 


마치 동화 속의 마을 같은 상가와 메디테라니안 풍의 비치하우스들. 우리에겐 미국 초창기 젊은날의 옛 추억이 여기저기 묻어 있는 곳 이기도 합니다. 천천히 걸어도 한시간 안에 돌구름다리로 이어진 두개의 섬을 한바퀴 돌 수 있습니다. 



바다도 바다지만 촘촘히 섬을 메운 집구경하는 재미도 쏠쏠....금싸라기땅의 제한된 공간을 다들 앙증맞게도 꾸며들 놓고 삽니다. 여기서 좀 멋있다 싶은 집은 가격이 5백~6백만불이랍니다.  


한가지 재미난건 여기는 집안을 훤히 다 들여다 보이게 해놓고 지내는게 동네 문화인 모양입니다. 오가는 행인들이 보란 듯이 해진 이후에도 커튼을 안치고들 있는 집이 많습니다.  부부가 마주  앉은 저녁식탁에 올리브가 몇알인지 헤아릴수 있을 정도로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지요.  





한시간 걷기로는 성이 안차는 날은 작은 배를 타고 바다 건너 맞은 편의 반도로 가면 됩니다. 물길로10분 정도 걸릴까,  페리 요금은 두당 1불, 자동차나 자전거도 1불 몇센트 정도 . 


거기서 부두를 나와 길건너 페닌슐라의 반대편으로 가면  이제부터는 베이가 아니라 그야말로 태평양 망망대해. 갈매기와 더불어  수평선을 바라보며 해안산책로를 계속 걷게 됩니다.  그 끝에는 성난 파도가 뒤집어 지는 곶(?/방파제)이 나오지요. 여기서 바라보는 석양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이럴때 어휘의 한계를 느낍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환상적 산책을 즐긴 댓가를 톡톡히 지불하는 중입니다. 인정사정없이 작렬하는 태양으로 여기 머문지 한달만에 우리 부부는 거의 흑인이 되었네요.  

엊그제 로변철씨 왈, 이건 뭐 피부에 주근깨가 아니고 주근깨 밑에 피부가 살짝 보이네...하며 놀립니다.  썬블락로션에 선바이저를 늘 챙겨 다녔지만 별로 소용이 없습니다.  이왕 버린 몸, 여기 있는 동안은 계속 바닷가 산책을 즐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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