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8일 월요일

그를 쫓는 스토커가 되어보니


그냥하는 소리인줄 알았는데 로변철씨가 정말로 질렀습니다. 
2인승 텐덤 바이크!

트레일에서 백인커플들이 타는 걸 자주 보긴 하지만(중서부에서는 거의 보질 못하는데 남가주 OC바닷가에는 많더군요)  어쩐지 좀 우스꽝스럽게 보이기도 하고 생소하기만 하던 텐덤 바이크.  우리가 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냥 쌀자루라 생각하고 뒤에 앉아 있으면 돼" 

로변철씨가 말했지만 처음 뒷자리에 타려니 좀 겁이 나더군요. 영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잠깐 기다려요 하고는 얼른 유튜브로 타는 법을 찾아보았네요. 

미국사람들은 앞에 타는 사람을 파일럿, 뒤에 타는 사람을 스토커라고 재미나게 부르더군요. 스토킹을 당해 본 적은 있지만 스토커가 돼 보기는 처음이네요. 

그런데 막상 타보니 뭐야, 별거 아니잖아, 그리고 왠걸, 이렇게 편하고 재미날 수가. 일단 운전 걱정없고 또  같이 돌리다 힘들면 발은 그냥  페달 위에 얹어만 놓고 돌리는 폼만 잡아도 돼니... 좋네요.  달리면서 주변 경치 사진도 마음대로 찍을 수 있구요. 



텐덤은 발의 회전력은 2인분인데 공기저항은 1인분만 받으니 역학적으로 보통자전거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다네요. 과연 일단 과속이 붙으니 스피드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첫날 백베이를 한바퀴 도는 해변  바이크트레일 7마일을 혼자서라면 절대 불가능할 속도로 가뿐하게 한바퀴 룰루랄라 돌았네요. 그 속도로 1인승 보통 자전거를 탔으면 몸살이 났을텐데 별로 힘이 안들었구요. 파일럿 로변철씨도 그냥 혼자타는 정도였답니다.  

그런데 젊은오빠 로변철씨, 중간에 자전거 전용레인을 벗어나 일반차도 한복판으로 과감하게 진입하는 겁니다. 겁이 났습니다. 그러다 복잡한 4거리에 이르러 1차선 좌회전 신호 받은 자동차 물결 속으로 그냥 섞여 들면서 "Faster! faster! 전속력으로 페달 돌려!" 하는 겁니다. OMG, 눈 꼭감고 그냥 페달만 열나게 돌렸습니다. 자전거가 옆으로 누우면서 '빛의 속도로' 코너링을 할때 정말 심장이 쿵쿵 무서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텐덤 바이크 뒷자리의 '쌀자루'가 바라본 세상-앞으로 블로그에 사진 많이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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