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6일 일요일

아들의 자전거 대륙여행 계획

오늘 드디어 결정을 했습니다.

우리 부부의 날마다 하니문 여행 루트와는 별도로,  아들의 독자적인 미대륙 크로스컨츄리 자전거 모험여행을 허락하고 그 경비 일부를 도와(정확히는 '빌려')주기로.

고등학교 졸업과 대학합격에 대한 선물인 셈입니다.
장비와 비용은 본인이 몇달 투잡을 뛰어서 (반스앤노블스와 스타벅스 )
마련한다고 하네요.

부모의 울타리에서 처음 벗어나면서 스스로의 한계를 한번 체험해 볼 기회를 주자는 의도입니다. 당초 혼자 그런 모험을 시키기엔 아직 나이가 너무 어리고 너무 위험한것이 아닌가하여 망서림이 없지 않았습니다.

요렇게 쥐방울 만하던게 엊그제 같은 우리 아들. 어느새  아빠보다 머리통 하나 더 
큰 청년이 되어 혼자 자전거로 대륙횡단 여행을 하겠다니... 엄마는 감개무량할 뿐.... 

하지만 생각하면  어차피 이제부턴  혼자 헤쳐 나가야할 험난한 세상입니다. 그리고 우리 아들이라면 이 정도 프로젝은 잘 해낼 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어디가나 붙임성이 좋은 편이라 가장 걱정스런 부분인 오버나잇 캠프(잠자리 노숙)문제도 잘 헤쳐 나갈 줄 믿어 봅니다.  

또 별나라통신대가 늘 반경 1백마일 정도 거리를 두며 이머전시상황이나 기타 필요시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생각이라 큰 걱정은 안해도 되겠지요.
                                                   모험여행을 준비 중인 아빠와 아들 


로변철씨는 사자가 독립을 앞둔 새끼를 일부러 낭떠러지에서 떨어뜨리고 굶게 놔둔다는 이야기의 의미를 생각하자고 합니다.

일단 집 클로징이 끝나는 3월 말 출발 졸업파티로 미네소타 귀환해야 하는 6월초사이 2-3개월을 생각합니다. 구체적 일정/라우트는 내주 초 곧 셋이 모여 앉아 정할 겁니다. 아들이 흥분해 좋아할 모습을 생각하니 내 가슴도 뛰네요.

아들이 성인이 된 첫해.  무엇보다 스스로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며 행복한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미네소타를 깃점으로 하여 대충 생각 중인 라우트는....
시계반대방향으로...그리고나니 약간 하트모양 비슷...



아들의 하이스쿨 졸업 & 입학 선물로 뭐가 좋을까

요즘 아들의 대학 합격 축하 선물로 무얼 해줄까 목하 고민 중입니다.
아까 저녁 먹으며 물었더니 이런 차를 한대 사달라고 밥상머리에서 그린 즉석
그림입니다. 
간 큰 녀석..지금  쌀독 바닥이 드러나는 우리집 형편에,,,
하여간 그동안 입시준비로 힘들었던 우리 하나뿐인 아들네미.
특히 수영팀 캡틴으로 운동까지 하면서 고등학교를 한학기 일찍 조기졸업하느라 남달리 고생 참 많았습니다.  너무 대견하고 예쁜 녀석이라 원하는 건 무어라도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입니다. 

"기숙사 입소 전 까지 6개월 간이라도  스포츠카를 한대사서 몰게 해줄까..."
로변철씨의 철딱서니 없는 생각은 당연 일고의 가치도 없지만. 

기본적으로는  2천불 정도 캐쉬 선물을 주자, 즉 뭔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게 해주고 그에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기프트로 주자는 생각을 하고 있지요. 누나때도 그랬고
이젠 18세 넘은 성인이니 자신이 알아서 유용한데 쓸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간  아들이 말한 몇가지 계획 중에는

서점내 스타벅스에서 용돈벌이 중인 아들 

1) 작년 교환학생으로 왔던 여친이 있는 프랑스 빠리 여행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뭔가 사이가 틀어 진 건지 그 이야긴 요새 쑥들어 갔네요. 

2) 대신 아빠와 히말라야-네팔 트레킹투어 어쩌구 합니다. 체류 경비는 스스로 일해 마련하고 아빠는 항공권만 사주면 된다고.    

3) 아니면 캠핑노숙하며 미대륙 자전거 대륙횡단 모험여행....이건 아빠의 제안인데 나이도 어리고 너무 좀 위험해 보여서 심약한 저로선 글쎄요...

4) 그리고 캘리포니아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혼자 몇달 살아 보겠다는 계획도 있습니다. 미국 시골서 나고 자라 언어도 문화도 서툴고 동갑네기 한국친구를  한명을 아직 제대로 사귀어 본 일이 없는 애라선지  늘 코리아에 목마른 아들.  한인마켓에서 막일도 해보며 한국어도 배우고 문화체험을 좀 해보고 싶다나요.

5)누나나 절친인 드루헤이스처럼 NGO의 해외봉사프로그램/캠프 등에 참여하는 것-저로선 이 것이 가장 좋을듯 한데...글쎄요...

헌데 막상 조기졸업을 하고나니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아
무얼 선택할지 잘 모르겠나 봅니다.  

특히 다른 아이들과 달리 한학기 일찍 조기 졸업을 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대학입학 전 6-7개월이란 금쪽같은 시간. 평생의 잊지 못할 행복한 추억과 보람을 만들 좋은 프로젝트를 스스로 찾아 진행 할 수 있도록 부모로서 어떻게 서포트할 것인가....고민 중입니다. 

2013년 10월 30일 수요일

살다보니 이런 일도-홈커밍 킹(King)이 된 아들

미국인들에게 학창시절  추억 가운데서도  가장 가슴 설레던 때가 언제였냐 묻는다면? 
아마도 대다수가 홈커밍을 말 할 것입니다.  그 행사기간 중 특히 홈커밍퀸과 킹을 뽑는 
순서는 전교생 수천명과 학부모, 귀빈들이 한자리에 모여 벌이는 가장 큰 이벤트라 할 수 있습니다.  

  초조하게 입장을 기다리는 후보 5명. 
  왕관 쓴 친구는 작년도 킹. 



처음 전교생의 인기투표로 그 후보 10명에 뽑혔고 다시 5명 안에 들어 본선에 나가게 됐을 때만해도 설마 우리아들이 진짜 킹이 되리란 기대는 없었습니다. 




아들과는 국민학교동창이기도 한 패트릭이 오늘은 아들의 강력한 라이벌. 
조각같은 외모, 점잖은 성격...뭐 하나 나무랄데 없이 완벽한 아이라  
솔직히 우리도 결국 킹은 패트릭이 될 걸로 생각했었다는....    


이벤트가 끝나고 모두가 숨죽인 발표의 시간.


셀카로 찍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서....
그리고 너무 흥분해서 마지막 우리 아들 머리에 왕관이 씌워지는
발표순간을 놓치고 말았네요.  




마침 이날 새벽 아이폰5S가 처음 시판을 시작한 날-남편이 새벽부터 베스트바이 앞에 줄서서 사다준 신형으로 찍은 사진....이지만 너무 멀다보니....역시 셀카의 한계.....


교장선생님도 다가와 축하해주시고. 
갑자기 인기스타가 된 아들...같이 사진 찍으려고 여학생들이 줄을 서고...





퀸에 뽑힌 여학생과 함께...정말 예쁘지요?!


아들 덕에 킹메이커가 된 우리...







 다시봐도 며느리 삼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퀸. 
3년전 딸이 퀸에 뽑혔었는데 이번엔 아들이 또....
엄마로서 너무나 행복하고 흐믓했던 하루. 





2013년 9월 16일 월요일

잠수함 대신 찌푸차 장만

무슨 심산인지 로변철씨가 잠수함 위네바고호를 전격 팔아 버렸습니다.

크레익스리스트를 보고 찾아온 어떤 힐리빌리풍의 아버지와 아들이 평생 소원을 성취했다는 듯 신나게 몰고 가더군요. 미네통카 갑부에게 워낙 헐값에 얻다시피 산거라 3천불 정도 이익을 남기고 판거지만 사신 분도 시세보다 몇천불은 싸게 산 셈이라고 합니다.


        세이프하버에 정박 중인 잠수함 벡트라호의 마지막 모습 


기름먹는 하마(1갤런에 불과 5-6마일)에다가 연세가 워낙 지긋하시다보니 돌아가며 여기저기 잔고장을 계속 일으켜 그동안 속도 많이 썩혔던 위네바고. 하지만 쇠덩어리라도 그 새 정이 들었는지 멀어져가는 뒷모습에 마음이 짠 합니다. 

모토홈을 팔고나더니 이번에는, 못말리는 변철오빠, 
이런 세발자전거를 사겠다고 벼릅니다. 


전에 할리쇼우룸에서 그냥 농담한건줄 알았는데 진짜랍니다. 이런 걸 타고, 옆에는 마누라까지 태우고, 지구별 탐험을  하겠답니다. 

비바람 부는 날은 어쩌려고??? 

다행히(?) 넘어져 다리를 다친 이후 BMW두발 자전거(일명 '과부제조기')는 포기했다니 그나마 고맙다고 해야 할지....두발보다야 안전면에서  세발이 낫겠지요마는. 
  
그러다 무슨 무슨 이유로 언제부턴가 이번에는 전격 찌뿌차로 바뀌었습니다. 

우리에겐 30여년전 서울서 연애시절 타고다니던 빨간색 코란도지푸차의 추억이 있습니다. 영화찍는데 빌려 주기도 했던 당시로선 꽤 멋쟁이였던... 

하여간 이번에는 변덕쟁이 로변철씨, 부담스런 모토홈 대신 찌푸차로 트레일러를 끌겠답니다. 대신 당분간 모토사이클은 접겠다니 그나마 다행...

며칠전엔 크레익스광고를 뒤지더니 멀리 위스칸신 시골까지 찾아가 어떤 땅장사 부동산업자로 부터 이런 노란색 중고차를 거의 살 뻔 했습니다.  

  

그러다 막판에 마음을 바꿉니다. 아무래도 칼라가 너무 튀고(색깔은 상관없다더니) 마일리지가 너무 높다...는게 이유.  

결국 그냥 신형으로 FJ크루저 새차를 뽑기로 했습니다. 

이런 이런 없는 살림에 또 지름신 강림...

소문에 의하면 이 모델은 도요다에서 단종을 결정,  앞으로는 더 이상 찍어 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선지 2014년 마지막 소량 출고한 새차를 근방의 딜러에서는 도통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멀리 미시시피강변 위노나란 강변도시의 토요타매장에 딱 한대 딜러 데모용의 새차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 눈썹을 휘날리며 달려간 로변철씨. 

그래서 힘겹게 입양한 아이가 바로 요녀석입니다. 




장난감 같이 생겼어도 험한 바위산도 올라가고 계곡의 급류도 반쯤 잠기면서 그대로 건넌다고 합니다.  

*에프제이가 재롱떠는 모습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 클릭*  
(링크가 안돼서 그냥 지웁니다. 그냥 유튭에서 FJ CRUISER를 치시면 쭈악 나옵니다.)

오다가 내친 김에 노던툴스에 가서 토우히치볼도 사고 끌고 다닐 트레일러도 사버렸습니다. 





    일단 시운전 삼아 험준한 마운틴 록키도 한번 넘고....록키산 올들어 오가며 세번째 방문이네요. 

그리고 꽁무니에 메단 뚜껑달린 구루마에는 일단 혼다 제너레이터, 냉난방기등 생존에 필요한 노숙장비를 실었습니다. 앞으로 생활해 가면서 포터블 요강과 샤워룸, 간단한 주방시설도 하나씩 보완할 생각입니다. 

물론 이런 (찌푸차SUV+유틸리티트레일러의)조합 형태는, 당연히 그 생활편의성은 그간 보유했던 모토홈 위네바고, 5th Wheel 트레일러등의 기성품 RV들과는 비교가 안되지요. 

하지만 비싼 럭셔리모토홈의 구입유지비가 절약되고 장거리 주행시 개스비도 50%이상 절약되지요. 

평소 분리해 두고 필요할때만 달고 다닐 수 있어 경제성 뿐 아니라 기동성도 탁월합니다. 이번에도 유타주의 아치스내셔날팍에서는 산 밑 주차장에 구루마는 떼어 두고 FJ만 타고 종일 산속을 돌아 다녔습니다. 

또 럭셔리 모토홈은 은퇴한 늙은이 기분이들지만 이런 익스페디션 SUV는 젊은 기분이 든다는 것도 좋습니다. 옷이 날개 아닌 차가 날개. 

무엇보다 우리의 조기은퇴 여정이 단순히 여행이 아닌 자발적 고행을 통한 "늘" 깨어 있음의 유지-에 있기에 이 정도 다소의 불편은 재미삼아 감수하자는 각오구요. 오랜만의 길위의 삶으로의 복귀- 이제 다시 충분히 적응될때까지 잠시 이렇게 버텨 보렵니다.  

해서, 당분간은 남보기 좀 뭐하지만 이런 홈리스모드로 갑니다. 



                         쫌 불쌍해 보이죠...깡통만 하나 앞에 놓으면. 영락없는....

하여간 이렇게해서 노숙생활 준비 대충 완료. 
못말리는 경이와 못말리는 동키호테 남편-로변철씨의 화려한 방랑생활....중계방송이 곧 시작됩니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입니다요!

2013년 8월 3일 토요일

미국이 위험하다구?

한국에 갔을때 만난 분들 중에 미국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은 걸 보고 좀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미국에는 어디나 무서운 범죄가 너무나 많다.  총을 가지고 등교하는 중고생들도 있다더라. 여성이 밤에 도심을 혼자 걷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다.  

네,  다 사실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단, 그것이 극히 일부 우범지역에 국한된 이야기라면 말입니다.
예를들어 일반적으로 악명높은 뉴욕의 할렘가 같은 곳- 과거보다는 많이 정화되었다지만 여전히 조심해야 할 지역이겠지요.
==
라스베거스 출장길에 아들을 데리고 갔던 로변철씨 카메라에서 발견했던 사진 한장- 
애 데리고 도대체 어딜 갔었던 걸까? 


연전에 차로 캐나다 토론토 갈 일이 있었습니다. 도중에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 변두리를 통과했지요. 지난달 시가 파산신청을 했다는 뉴스로 모두에게 충격을 준 바로 그 자동차산업으로 유명한 도시지요. 당시 로변철씨가 차를 돌려 궂이 한번 보고 싶다고 우겨 한바퀴 드라이브를 한 곳이 있습니다. 디트로이트 북쪽의 후린트란 곳입니다. 호기심이 발동한건 FBI 통계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댄저러스 앤드 워스트한 네이버후드 1위로 당당히 뽑힌 곳이라서였지요. 과연 거리 분위기가 살벌했습니다. 신호대기에 잠시 서있는데도 불안하더군요. 신문지쪼가리로 앞 유리창을 닦는 시늉을 한 뒤 돈을 요구한다는 소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뒷편에서는 순식간에 타이어 윌캡을 떼어가기도 한다더군요.


 서부의 경우 LA 사우스 빈민가가 위험합니다. 도심 서쪽의 코리아타운 일대도 범죄율이 높지요. 특히 마약딜러 갱들이 설치는 저소득 흑인지역과 라티노들이 모여사는 일부지역들은 할렘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위험한 곳이 많구요. 하지만 막상 거기 사시는 여러 한국분들에게 물어 보세요. "글쎄, 뉴스보면 그런데 우린 그냥 모르고 살어...."지난주 등반모임에서 만난 어느 원로 교민의 말씀.   

샌프란시스코- 관광하고 돌아다니며 두려운 마음이 생긴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베이 동쪽 건너편의 오클랜드 흑인빈민가로 들어서면 분위기 완전  딴판.  살인사건이 시도때도 없이 벌어진다고 하더군요.

그러고보면 참 미국이 위험한 곳으로 느껴집니다.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애 키우며 살지?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이 모두가 어디까지나 일부 대도시 특정지역에 대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모든 지역이 이런 상태라고 생각한다면 넌센스지요.  전체 비율로 따지면 1%나 될까요?  대다수 일반시민들은 일부러 찾아가기 전에는 평생 갈 일 없는 그런 일부 지역의 이야기 일 뿐입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 처럼 미국에 사는 우리들도 영화나 뉴스에서나 보는 동네들이지요.


일반화의 오류 

센세이셔날리즘을 추구하는 영화나 뉴스에는 당연히 우범지대 모습이 더 자주 비추게 되겠지요.  또한 미국을 다녀온 사람들 입에서도 평범한 지역보다 이런 곳 이야기가 더 많이 회자될테구요. 그러다보니 일부 또는 한단면을 마치 전반적 미국의 모습인양 오해 또는 과장해 생각하게되는 일(mistake of hasty generalization)들이 많은 듯 합니다.

날씨도 좋고하여 요즘 야간산책을 자주 즐깁니다.  오늘도 도심 한복판을 가로 질러 선술집, 스포츠바와 노천카페들이 모여 있는 브로드웨이와 세컨스트릿 일대를 여러 블락 걸었습니다. 발길 가는데로...

이런 야심한 시간에 여자 혼자 걸어 다녀도 두렵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대도시 다운타운이라면 아무래도 생각하기 힘든 일이겠지요. 시내를 걷거나 자전거를 탈때마다 늘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듭니다.

하여간 그래서 오늘 이야기의 결론-미국은 정말 그렇게나 위험한가?

답은 Yes and No...즉 일부 우범지역이 아니라면 미국의 도시들은 대체로 안전하다-일듯 합니다. 



어제 야간산책길에 만난 굴러가는 술집을 셀카로 포착했습니다. 이런거 다른 도시에도 있는지, 전 난생 처음 봅니다만. 아이디어가 재미나네요. (Rochester, MN)







2013년 7월 27일 토요일

오늘도 걷는다

뭐니 뭐니해도 역시 걷기 만큼 좋은 운동이 없는 듯합니다.

장비필요없이 운동화만 있으면 되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고, 다른 운동처럼 부작용, 부상 염려 거의 없고..... 
특히 중년 이후엔 최고의 기초체력 유지법이라 생각됩니다. 

무릎 다치기 전에는 이렇게 뛰기도 했었는데....파인아일랜드로 이어지는 더글라스트레일. 

언제부턴가 우리 부부는 매일 한 두시간을 나란히 걸으며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아이들 문제,  노후대책...

그런데 공기좋은 숲속 트레일을 걸으며 이야기를 하면 어쩐지 보통때보다 논리도 정연해지고 좋은 아이디어도 더 잘 떠오릅니다. 가끔 과거지사가 시시콜콜 생각나  정담이 말다툼으로 이어지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하지만. 

걷기가 치매에도 좋다는데 정말인듯 합니다. 그러고보면 옛날 그리스에는 늘 길을 걸으면서 철학을 논한다하여 페리파토스(산책길)학파라 불리던 일단의 학자들도 있었다지요?
  매주 금요일은 십년지기인  조디 밀러와 같이 걷는 날.  
 남편이 얼마전 모토사이클 사고로 다리를 다쳐 한동안 바깥 산책을 못했습니다.  좀 나아져서 오늘 오랜 만에 같이 산책을 했습니다.  목발 짚은 남편 때문에 천천히 그러나 오래도록 원없이 걸었지요. 역시 기분이 너무 좋네요. 
스노우스톰이 몰아친 영하 25도의 다운타운 걷기. (2012)

앞으로 여행길, 남편은 모토홈에 모토사이클과 자전거를 싣고 다니려 합니다. 그러나 저는 여행하는 틈틈이 가능한 많이 많이 걸을 생각입니다.  바퀴도 좋지만 역시 내 두다리가 최고라는 생각입니다. 연전에 넘어져 무릎에 크랙이 생기는 사고이후 무릎이 좀 시원치 않아 걱정이긴 합니다만. 


우리의 버킷리스트에는 아메리카과 유럽 대륙도보횡단이 들어 있습니다.
내생애 최고의 산책길!  역시 작년 지중해 크루즈선 탔을 때 매일 아침 걷던,
배 갑판을 한바퀴 도는 선상트랙. 



2013년 7월 14일 일요일

숲속의 게릴라로 변신한 우리딸


연일 푹푹찌는 무더위. 전기도 물도 없다.  달겨드는 모기떼와 전쟁하며 하루 8시간의 육체노동. 저녁은  직접 모닥불을 피워 여럿이 팬하나에 해먹는다. 끈적대는 몸으로 잠자리에 든다.  열흘넘게 샤워 한번 못했다. 심지어 TP(화장지)사용도 금지돼 뒷처리는 나뭇잎으로 한다. 


무슨 특수부대 지옥훈련소이야기가 아닙니다.  인질수용소 이야기도 아닙니다. 바람 불면 날아갈까 비오면 꺼질까 애지중지 키워온 우리 대학생 딸네미의 여름 캠프이야기입니다.

자연보존봉사단의  캠프리더로 떠난 후 걸려온 딸의 전화를 받고 우리 부부는 실로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처음엔 얘가 농담을 하는 줄 알았지요.


설마....거기가 미국 맞아? 혹시 남미나 아프리카 어느나라로 간거 아냐?



그런데 직접 방문해 보니.....사실이었습니다. 어제, 거진 한달여 만에 트윈시티에서 딸을 만났습니다. 같이 점심을 먹고 북상, 2시간 정도 달려 힝클리란 곳으로 빠졌습니다.  무슨 카지노를 지나 한참을 가니 캠프가 있다는 스테이트파크의 사인이 보였습니다.




이제부턴 흰꼬리사슴과 새끼곰이 노니는 숲 길입니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비포장 그래블로드를 얼마나 달렸을까, 여기저기 수풀사이로 캐빈들이 나타났습니다. 문득 헨리데이빗소로우의 오두막이 연상되더군요.


중앙의 통나무집 앞에 Conservation Corps란  그래픽이 붙은 밴과 트럭들이 서 있었습니다. 여기가 베이스캠프랍니다.


이때 한 무리의 건장한 청년들이 콩가루같은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채 어정쩡하게 서 있는 우리차를 향해 다가 왔습니다.  순간, 여기가 만약 남아메리카의 어느 정글이고 이 친구들이 만약 총을 메고 있었다면....하는 상상을 했습니다. 이들이 활짝웃는 얼굴로 악수를 청하지만 않았더라면이건 영락없이 몸값을 노리고 길 잃은 관광객을 납치하려는 남아메리카 어느나라 반정부 게릴라에 둘러 싸이는 형국입니다.












다들 햇볕에 얼굴이 벌겋게 익은 채  땀냄새가 풀풀나는 이들은 미전역의 많은 지원자 중 엄선된 학생들입니다.

여름 8주간 주어진 이들의 임무는 청소년 캠프리더(Youth Corps crew leader).  2인1조가 되어 한 그룹당  6명의 청소년들(crews, 15세~18세)을 이끌고 다양한 자연보존 활동을 한다는 겁니다. 한동안 카누를 타고 강을 따라 다니며 야영을 하기도 했다네요.

딸애가 보여준 작업 업리스트를 보니 이건 뭐 완전 노가다....심지어  벌목공이나 할 거 같은 일들도 보입니다.

각종 데이타/ 관찰, 조사활동
Water quality sampling & monitoring, Wildlife surveys.
경사지, 하천, 둔덕 등 개간정비
Slope stabilization,  Shoreline & stream bank restoration.
식목, 수목관리, 씨앗수집, 천수(?)가든 조성 등등
Planting, Nursery activities, Seed collection, Rain garden installation.
도크,교량, 계단...건축/목공관련작업, 길 만들기, 관리
Docks and bridges, Boardwalks and steps, Natural resource facilities,Trail construction and maintenance.

학기내내 공부만 하던 대학생들이 무슨 유격대 대장처럼 청소년 그룹을 이끌고 숲속을 다니며 이런 일을 한다는게 아직도 실감이 안갑니다.

한편 비영리단체지만 워낙 힘든 육체활동이 포함된지라 참여자들에게는 보수가 지급됩니다.  기간 중 일당과 모든 숙식경비제공 외에 8주간의 봉사활동 댓가로 지급되는 장학금은 한국 돈으로 약 400만원 정도.  딸은 오는 9월 부터 한 세메스터를 정부장학금을 받아 아프리카 세네갈대학에서 공부할 예정입니다. 이번 여름 번 엑스트라 인컴은 오가는 길에 친구와 함께 모로코와 프랑스에 스톱오버해 여행경비로 쓸 생각이랍니다.

생각하면,
산모나 아기에 대한 웰페어시스템이 좋은 유럽에서 태어난 딸 애. 그 바람에 미국에서 생산한 아들과 달리 날때부터 돈벌며 나온 아이. 학비가 엄청난 사립대학을 다니지만 커서도 이렇게 다양한 장학금과 돈벌이로 부모 짐을 덜어주니 얼마나 대견하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딸과 친구 레이첼이 거하는 캐빈 안팎을 둘러 보는 중.  이 무더위에 이런데서 샤워도 못하고 어떻게 잔다는 건지 너무 불쌍해서 처음엔 눈물이 왈칵 났습니다.

냉방기는 커녕 선풍기도 없는 한증막에 모기는 웽웽거리고...문만 열고 나오면 버그스프레이를 잔뜩 뿌렸는데도 모기떼가 단체회식 좀 하자며 달려 들더군요.

침대 위에 딸아이의 백팩- 기능성 좋은 신형을 사주었건만 마다하고 궂이 엄마,아빠가 처음 유럽백팩여행시 남대문시장에서 샀던 사반세기전의 저 구닥다리 배낭을 가져간 딸.



장하고 용맹한 딸에게 충격에 가까운 감동을 먹고 돌아 오는 길.
역시 감명을 받은 듯 한동안 말없이 운전대를 잡고 있던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이 더위에 저런 환경에서 아직도 한달을 더 지내야 
하는데 이해가 안가요. 저렇게 신이 나 있다는게.  

- 글쎄말야. 무슨 극기훈련들 하는거 같더라구.   

- 혹시 사실은 많이 힘든데 걱정할까봐 우리 앞에서만 
명랑한척 한 건 아닐까요?  

-  그건 아닌거 같애. 다들 정말로 밝고 행복해 보이자나.  
젊을땐 저런 고생도 재미있는 법이지.     

 -역시 청춘이 좋네요.  












2013년 7월 6일 토요일

뉴욕변호사되어 돌아온 그때 그 소녀

우리가 정든 남가주를 떠나 이곳 미드웨스트지방에 정착해 사는 동안 늘 가깝게 지낸,  존경하는 분 중에 미국에 사십여년을 거주하신 P선생님 부부가 계십니다.  지난주 이분들 따님의 결혼피로연이 열렸습니다.

백인인 신랑과 P선생님의 큰딸인 신부는 둘다 맨하튼의 뱅크럽시(파산법)변호사입니다.  달포전에 이미 친가가 있는 그곳 뉴욕에서 공식 결혼식을 했고  친정이 있는 우리동네에서 주변 지인들에게 인사차 골프장 크럽하우스를 빌려 다시 결혼인사 겸 디너모임을 가진 겁니다.

양가부모와 가운데 신랑신부. 
혹시나 염려되는 프라이버시 문제상 잘 안나온 원경사진만 한장 올립니다.

그러니까 1997년 어느 여름, 대륙횡단 여행 중 이곳을 지나다가 우연한 인연으로 첫밤을 P선생님댁에 묵었습니다. 당시 하이스쿨 주니어였던 따님은 우리에게 제 방을 내주고 아랫층에서 잤던, 그래서 미안하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그 일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그 어린소녀가 대학을 마치더군요. 이어 원어민교사로 서울, 북경 다시 미국 여러도시를 전전하며 세상경험을 쌓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게 불과 얼마전 같습니다.  그 무렵 P선생님 내외분이 걱정을 많이 하시던 일도 기억이 새롭네요.

그리고 얼마후 다시 시애틀에서 LSAT 공부를 한다는 소문이 들리는가 싶더니 이어 보란듯이 동부의 명문법대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모두가 안도했습니다. 그러더니 어느새 뉴욕에서 변호사가 되었답니다. 잠시 취직걱정을 하는가 하더니 맨하튼의 유수한 로펌에 들어 갔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제 우리딸 언제나 시집가 손주보나 부모님 애를 좀 태우나 싶더니 영화배우 뺨치는 잘생긴 애인이 생겼다는 풍문....그리고 마침내 오늘 백마탄 왕자님과 함께 혼례를 올리러 금의환향한겁니다.

이젠 서른두살의 원숙한 여인이되었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는 아직도 처음 보았을때의 그 어린 주니어 여고생으로 자리하고 있는 신부입니다. 정말 아이들 자라는데서 세월의 빠름을 느낀다는 옛어른들 말씀을 다시 실감하는 오늘입니다.

사실은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의 결혼문화에 대한 비교를 해보려고 시작한 글입니다. 그런데 신부이야기로 서두가 너무 길어져 오늘은 일단 여기서 줄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한국은 결혼식의 준비절차와 과정,세레모니가 부모등 가족 그리고 하객위주인 경향이 있습니다. 또 규모가 큽니다. 그에 비해 미국은 준비도 진행도 그날의 주인공도 철저하게 당사자 위주로 즉 브라이드와 브라이달그룸에 집중 포커스가 맞춰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객도 보통 신랑신부의 잘아는 측근, 친구들만 초대되므로 규모가 작더군요. 그외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기회에....


2013년 7월 4일 목요일

노가다로 보낸 독립기념일



독립기념일은 아마도 미국인들이 가족 캠핑이나 여행을 가장 많이 가는 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린 나들이는 커녕 종일 먼지 마시며 노가다를 했습니다. 

이사를 앞두고 지하에 있는 옷, 신발, 가구 기타 잡동사니들을  다 꺼내 정리하느라고.   
무조건 다 뒷마당 패티오에 꺼내 놓고 그 중 버릴 것과 팔 것을 구분하고 의류와 신발, 양탄자 등은 일광욕을 시켜주고 ....

힘은 들었지만 초봄부터 벼르고 벼르던 일을 하고나니 속이 다 후련합니다. 허리와 팔꿈치를 다쳐 도움이 안되고 잔소리만 하는 남편 대신 그나마 아들이 도아줘서 겨우 끝낼 수 있었네요. 

저녁은 세식구가 뒷뜰에서 모닥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 먹으며 시원한 맥주한잔. 

그리고 소화도 시킬 겸 그냥 다운타운으로 야간산책을 나갔습니다. 사람이 붐벼서 불꽃놀이 구경은 싫다고 해서. 

그런데 다들 화이어웍을 보러들 갔는지 안그래도 평소 인적드문 시간의 한산한 시내는 그야말로 텅텅 비었더군요. 정말 어느 블락은 개미새끼 한마리 안보입니다.  사방에 불은 밝아도 어쩐지 유령의 도시 같습니다. 약간 무서운 생각이 들어 맥도날드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고 급귀가. 





2013년 6월 25일 화요일

정원단장

전에 살던 호변목가에 비하면 정원관리가 별로 할게 없는 우리의 백년고옥.



포치 계단 양 옆의 어언(urn)들에는 1`2불짜리 이것 저것 작은 화초를 사다 조합해서 이렇게...

와, 전문가보다 낫다! 로변철씨 칭찬에 기분 우쭐.....


남편이 외부냉방기 옆 죽은 나무를 뽑고 새로 아버비테 묘목을 심는 중.
조만간 이사갈 집이지만 다음주인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