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8일 목요일

바람 잘날 없는 우리네 인생길

길위의 인생-로변철과 그대, 언제나 초단순 마이크로라이프를 지향합니다. 
다른 은퇴한 RV fulltimer(모토홈전업이동생활자)분들이 놀라워 합니다. 너희는 어떻게 클래스B로 훌타이밍을 하느냐고...그럴때마다 속으로 대답합니다. 좁다, 넓다...는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태도)의 문제라고. 다른 모든 문제가 그렇듯이. 


이렇게 모든걸 최대한 작게 심플하게 미니멀로 살자는 뜻은? 그렇게 하므로서 살아가면서 불필요한 문제들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좀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보다 가치있는 일에 쓰면 좋지 않겠냐는 생각에 섭니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육계(현상계)를 아주 벗어나 요단강 건너기 전까지는 제 아무리 발버둥쳐 보았자인듯 합니다. 그 아무도 항상 순탄하게, 아무 문제없이, 언제나 평화롭게만 살 수는 없는 이치인듯 합니다. 

요 며칠사이 우리에게 일어 났던 일들만 해도....

1) 마제스틱의 하부에서 갑작기 떨림-래틀링 잡음 발생. 조사해보니 익조스트커버가 헐거워져 있네요. 모르는 사람이 리페어샵에 그냥 가져가면 아마 몇백불 헛돈 바가지 쓸 수도 있는 전형적인 케이스.  다행 홈디포에서 4불짜리 호스용 크램프 하나 사서 단단히 조여 주니 문제 해결!   

트럭 밑이 궁금하다는 그대....변철옵하를 도와 번갈아가며 조이는 중. 


2) 야, 수리비 굳었다 이 돈으로 뭐 사먹을까 좋아하고 있는데.... OMG! 흙먼지를 동반한 더스트스톰-황야의 광풍에 엄청난 나무브랜치 하나가 와자작 부러져 새로 장만해 애지중지 중인 에어스트림 인터스테이트 위를 덥쳤습니다. 큰나무밑이어서 그늘진다고 좋아했는데... 왠 날벼락! 

떨어진 나무둥치 크기를 보니 다 우그러지고 박살났을 줄 알았는데 땡갓! 잔뜩 흙먼지와 나뭇잎을 뒤집어 쓴거 외에는 작은 덴트하나 없이 멀쩡합니다. 기적이  아닐 수 없네요. 

하여간 스노우스톰을 피해 남으로 왔는데 저녁마다 몰아치는 더스트스톰으로 연일 정신 못차리는 중입니다. 


3) 우리가 요즘 진치고 있는 베이스캠프 바로 옆 수풀 속에는 카요티(코요테 koyote) 들이 떼지어 삽니다. 얘들이 밤만되면 바로 옆을 서성거리며 얼마나 짖고 울어 대는지....정확히 해가 떨어지는 순간 일제히 짖어 대는데 애 우는 소리, 늑대 같은 하울링howlling, 컹컹낑낑 옐핑yelping, 개 짓는 소리 barking....참 소리가 다양하기도 합니다. 

짜식들 노래들 잘하네~ 너그러이 참아 주고 있지만 소음공해가 장난 아닙니다. 어떤 땐 샷건을 사야겠단 충동이 날 정도. 

낮에는 개 지나가는 저 뒷편 수풀에 꼭꼭 숨어들 있습니다만. 

4) 잠시 장보러 갔다 들어와 보니 모토홈의 바늘구멍 크기 창문 틈새로 들어온 개미떼 일개 대대가 찬장 속 꿀통을 향해 일렬 종대로 행군 중.....지금 유튭을 보며 개미퇴치법을 고심 중입니다.  



숟가락 두개 속옷 댓장의 초긴축 단순생활자- 밴드웰러van dweller 로변철의 나날도 이렇게 바람 잘 날 없을 찐데.....
다른 정상인분들은 대체 어떻게들 살아들 가시나 문득 걱정이 됩니다. 아니 우리만 해도 과거 붙박이로 살때는 항상 여기저기 일 잔뜩 벌여놓고 여기저기 매장, 갤러리 운영에 큰집까지 관리하며 애들과  개까지 기르며 살다보니....꼬리물고 연이어 터지는 그 많은 대소잡사들....그걸 다 처리하며 어떻게 살아냈었던가....새삼 스스로 대견했었단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줄이고 버리고 바꾼겁니다. 
헌데, 
바람 잘날 없는 건 마찬가지니 이건 뭔지요.  다만 골아픈 일의 종류가 좀 바뀌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보면 신이 사랑의 하나님인 건 잘 모르겠는데 누구에게나 공평하시다는거...만큼은 정말 맞는 듯합니다. 제 아무리 환경을 바꾸고 노력한들 그 누구도 그냥 여유롭고 평온하게만 살도록(불공평하게) 절대 가만 내버려 두시는 법은 없으시니.  

혼란스런 속세를 벗어나고팠던  어느 삭발수행자 ***의 이야기가 새삼 생각나는 오늘입니다. 속세를 벗어나 산중에 홀로 암자를 짓고 들어 앉았건만  온갖 잡다한 일들과 그로 인한 번뇌망상은 크게 다를 바가 없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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