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30일 일요일

천사의 도시(LA)를 굽어보며



위 동영상에 나오는 분들은 주로 LA사시는 분들입니다. 이분들과 같이 인문학도 공부하고 주말에는 등산도 다닙니다. 우리부부는 바빠서 매주마다 참여는 못합니다마는...

LA하면 바다만 생각하는 분이 많지요. 저희도 그랬는데 작년부터 이분들과 어울려 여기저기 다니다보니 부근에 멋진 산야와 아름다운 트레일코스를 많이 알게 되네요. 안지가 일년여 밖에 안됐는데 십년지기 같은 기분이 드는 분들이지요.









2014년 11월 28일 금요일

고향사람들과 함께 한 추수감사절

올해 땡스기빙을 어떻게 보낼까? 진작부터 인근에 사는 친지가 같이 가족여행을 가자, 또 동양사상 공부모임 분들이 온천을 가자는 등의 제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아이들도 없고 하니 그냥 조용히 지내기로 했지요.
대신 고향 추수감사저녁은 미네소타 친구이자 네이버 캠퍼인 데이브/쉐리부부와 라구나비치에 사는 그들의 장남 노아네 집에서 같이 칠면조를 구워 먹기로 전부터 약속을 했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오십대 후반으로 미네소타 토박이지요.  몇년 전부터 우리처럼 모토홈(자동차, 모토사이클, 자전거 두대를 달고)을 타고 여기저기 계절에 따라 돌아 다니며 삽니다. 데이브는 스테이트 아이스하키 대표선수 출신으로 개인회사를 운영하며 한 때 돈을 너무 많이 벌어 자동차 경기에도 관여했었고 친구인 댄과 린다부부에 의하면 스포츠카 3대는 늘 기본으로 가졌었다네요. 지금도 BMW 모토사이클을 모토홈에 싣고 다니며 스피드를 즐기는 멋쟁이 노신사입니다. 
신앙심도 깊어 병원과 군대 채플린으로 봉사도 하는 다재다능한 사람이구요. 
아내 쉐리는 데이브와 하이스쿨 스윗하트로 수채화 화가입니다. 

점심시간에는 샌타아나의 어느 교회에서 주관한  홈리스 점심공양(?) 행사에 자원봉사를 다녀와서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멀리 바다가 보이는 노아의 집은 라구나비치 다운타운에서 불과 두블럭 떨어져 찾기 쉬웠습니다. 전에 몇번 갔던 UU교회 바로 옆 동네더라구요. 석양을 보며 해변도로를 기분좋게 20분정도 달려 오후 4시에 도착했지요.  

부엌에서는 전형적인 아메리칸 훼밀리의 상다리 휘어지는 땡스기빙디너가 준비 중이었습니다.  



  
맨손으로 오라고 했지만 예의상 우리는 불고기와 김치를 어바인 H마트에서 사서 조금 싸가지고 갔습니다. 헌데 이런, 김치뚜껑을 열자 좀 너무 익었는지 냄새가 장난아니게 진동! 그런데 다들 코를 쥐려다 말고 얼른 정색을 하며 '와우 냄새 좋네!' 너스레....를 떱니다. 참 미국사람들 이런 천연덕스런 선의의 거짓말을 우리도 배워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함께 음식준비 마무리와  상차리기를 도왔고 드디어 5시에 기도와 더불어 정찬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지간한 스텐드업 코메디언을 능가하는 데이브의 끝없는 유머와 농담(혹시라도 못 알아들을까봐 아주 또박또박 말해서 더 웃김)그리고 그 못지않은 아내 쉐리의 늘 가다가 삼천포로 빠져버리곤하는 수다삼매경....으로 저녁내내 우린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그덕인지 엄청난 음식을 흡입했지만 어느새 소화가 다 되어버렸습니다.


아들 노아는 전에 만났을 때는 말이 없는 젊은이인 줄 알았는데 왠걸 어린시절 이야기, 스노우보드 타다가 등뼈가 부러져 하반신 마비될뻔 한 이야기....수다가 역시 부전자전이었습니다. 
전에는 엄마 쉐리가 평생 승마를 즐기다보니 그간 팔다리가 두번씩 그리고 등뼈가 한번 부러졌던 이야기를 하더니만 이 집안은 무슨 골절이 취미생활인 것 같았습니다. (중략)

그리곤 1961년도 존웨인 주연의 '하타리'란 영화를 함께 감상하면서 비로소 좀 입들이 잠잠해지더군요.  
올 때는 노아와 매력적인 여친 킹가(애칭)가 남은 음식을 잔뜩 싸주네요. 한 며칠은 식량 걱정 안해도 될듯합니다. 










문득 십여년전 우리 매장에서 일하던 신디아줌마네서 매년 먹던 미드웨스트 올아메리칸 정통 칸츄리스타일의 푸짐한 땡스기빙 디너(한국 시골할머니들처럼 더 먹어 더먹어 하면서 푹푹 접시에 자꾸만 담아주던)의 추억이 오랜만에 되살아났던 넉넉하고 유쾌한 저녁이었습니다. 

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자원봉사도 만만치 않네


추수감사절을 맞아 독실한 크리스쳔이신 이 캠퍼 몇 분의 제의로 함께 샌타애나의 어느 라티노+백인 교회에서 주관한 홈리스 점심공양에 자원봉사로 참여했습니다. 샌타애나시는 부유한 오렌지타운티에서는 가장 히스패닉 빈민층이 많고 범죄율이 높은 도시라고 합니다. 






                                       요리사에 밴드까지 출동했는데... 

그런데 안타까왔습니다. 빨간 티를 입고 백여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열심히 엄청난 음식과 음료를 준비했는데 이런, 막상 홈리스 분들은 불과 오십여명 남짓 오셨네요. 아마도 처음 하는 행사라 홍보가 많이 부족했던 듯합니다.  특히 인근 레스토랑들에서 제공한 다양하고 푸짐한 요리와 음료들이 너무 많이 남아 돌아 처치곤란....마음이 아팠습니다. 엉뚱하게 북한의 굶주리는 아이들 얼굴이 다 떠오르더군요.    

                                          부페식으로 잔뜩 마련했는데 막상 텅빈 테이블이 많았습니다. 

아래는 함께 갔던 우리 일행들....길거리로 나가 호객행위라도 할까 고민 중. 

                                          이 많은 음식을 어쩌라고....

손님이 적어 장사(?)가 시원치 않아 많이 아쉬웠지만 나름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중간에 자원봉사자 아이들을 위한 에어점핑정글 놀이기구가 갑자기 폭싹 주저 앉아 안에서 놀던 아이들이 잠시 깔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다행이 다친 애는 없었지만 쿡하던 부모들이 놀라 뛰어 가는 소동이 잠시 벌어졌습니다.  



장차 비영리 사회봉사 재단설립의 야무진 꿈을 가진 우리 가족입니다. 
지금은 우리부터 먼저 중심잡는 일이 급선무지만....뜻있는 분들과 중지를 모으며 에너지를 저축하는 중이지요.   

그런데 오늘 단순히 남을 돕는 봉사활동도 그렇게 만만한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새삼 다시 해봅니다. 열정과 마음만으로는 부족하지요. 봉사도 영리사업 못지않은 노하우와 조직력과 그리고 경험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산가족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덕담을 나누며 칠면조와 그레비쏘쓰 부어 으깬감자 먹는 날-미국의 추석인 땡스기빙 데이입니다.

하지만 이산가족인 우리는 올해 조금은 울적한 추수감사절을 보냈네요. 

슬프게도 아이들과 무려 2천마일이나 떨어져 있으니 말입니다.

*** 왠지 쓸쓸한 기분 달래려 옛날 아이들 어릴 때 사진 몇장 업로드***






우리 아이들로서는 난생처음으로 엄마아빠와 떨어져 보내는 땡스기빙 데이입니다. 
다행히 대학졸업반인 도터는 자취집 친구들과 난생 처음 터키를 구우며 잘 지냈다고는 하네요. 


썬은 이번에도 고향 로체스터의 닥터 헤이스부부가 연휴 4일 동안 집에 데려다가 챙겨 주고 계십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지요. 우리와는 어언 15년지기인 데이빗, 샤론 부부....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우리가 비행기로 미네아폴리스까지 날아가야할 상황이었지요. 
모두가 가족품으로 떠난 텅빈 기숙사에서 아들 혼자 대학에서의 첫 연휴, 추수감사절을 쓸쓸하게 보내게 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둘다 저명한 심장전문의인 두사람, 정말 우리가족에겐 심장이 따뜻한 분들입니다.



잠시 주말 방문을 위해 우리가 가거나 아니면 아이들이 오도록 왕복비행기표를 사서 보낼 형편이 아님을 아이들도 잘 이해해주니 너무나 고맙네요.  전화와 텍스트로 오히려 자기들이 지금 얼마나 재미있고 잘 지내고 있는지 알려주며 오히려 우리를 걱정해주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자식농사 대충 끝나가는 기분입니다.

아이들없는, 대체로 쓸쓸한 땡스기빙이었지만 그래도 위안이 되는 일이 있지요. 

불과 2-3주후면 겨울방학을 시작하고 각각 12월 12일과 19일 드디어 아이들이 이곳 캘리포니아로 날아 옵니다.  
몇달 전 이미 비행기표를 예약해 두었지요. 
온식구가 오랜만에 캘리포니아에서 뭉쳐 함께 행복한 몇주간을 보낼 생각에 점차 가슴이 설렙니다.  



생각하면 이렇게 늘 아이들을 품고 있었을 때가 역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난생처음 스스로 차린 추수감사절 디너라며 딸이 어제 보내준 폰사진. 조촐하네요...

2014년 11월 21일 금요일

빌리 할머니

이곳 뉴포트 둔스의 또 한분의 고향분.  
사실 지난 9월 1일 도착하던 날 제일 먼저 만난 미네소탄이 이분입니다.

평생 교사생활을 하신 분으로 은퇴후 겨울을 늘 이곳 남가주에서 나신다는 빌리할머니는 정말 우리나라 시골할머니들 못지 않게 잔정이 넘치고 소박하신....천사같은 마음의 소유자시지요. 
언제나 자기집(트레일러)에 놀러 오라 청하시며 오가다 만나 한번 이야기를 시작하시면 절대 놔주지 않는 분이기도 합니다. 하긴 대부분 말벗이 그리운 은퇴노인들이 다 그러시긴 하지만.

아침에 아쿠아로빅에 왜 안나오시냐고 물으니 "늙은 몸매가 부끄러워서 낮에는 못가고 해진 뒤 밤늦게 혼자 야간수영을 한다"며 수줍게 웃으시더군요.



얼마 전에는 근래 본인이 집필하셨다는 어린이동화/언어개발용 게임책을 보여 주시네요. 
관련 웹사이트도 근사하게 만드셨더라구요.  
아무리 남편이 젊어서 프로그래머셨다지만 7순을 넘어 8순을 바라보시는 부부가 대단하세요. (사진 오른쪽 뒤가 할아버지 스티브)
연금으로 생활하시며 트럭뒤에 트레일러를 끌고 팔도유람 여행다니시면서도 틈틈이 이렇게 용돈벌이를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20년 후 우리의 모습이 이럴지도....

2014년 11월 20일 목요일

해변 분닥킹

보통은 연방정부나 주정부 소유의 황야에서 드라이캠핑(boondocking)을 합니다. 그런데를 BLM 또는 OHV지역이라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해변지역은 정해진 캠핑장/알브이파크가 아닌 경우 일몰 이후에는 마음대로 캠핑 할 수 없게 되어 있지요. 다른 스테이트들은 이런 규정들이 좀 설렁설렁하지만 캘리포니아주는 아주 깐깐하다네요. 규정위반시 벌금도 쎄구요. 로변철씨가 늘 말하듯 캘리포니아는 미국이 아닙니다. 그냥 딴나라-캘리포니아 독립공화국이지요. 

그러나 여기 올린 사진 지역은 예외적으로 열흘이상도 머물며 캠핑을 할 수 있게 허용된 곳입니다. 아마도 캘리포니아 퍼시픽해변에서는 유일한 곳이라 하더군요. 상세한 정보는 한인여행자들을 위해 나중에 경이의 세계에서 준비 중인 미국야영생활에 관한 블로그/사이트에 자세히 정리해 나갈 예정입니다. 







런 숨겨진 곳들에 대한 정보는 우리같은 전업알브이어들에게는 정말 고급정보여서 미국캠퍼들도 일반에게 공개하기 아까워들하더라구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언제 야간캠핑이 금지될지 모르니...

해변에 줄지어 서있는 것들이 모토홈 캠핑카들. 캐나다에서 멕시코까지-아들이 동료들과 
사이클링 모험여행 중 우리가 머물던 비치를 지나갈때 위치추적앱의 사진을 캡쳐한거랍니다. 


2014년 11월 19일 수요일

고향사람들과 뭉치다

미네소타에 17년을 살았습니다. 그것도 인생의 황금기 30-40대를 보냈으니 제 2의 고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캘리포니아 바닷가 캠핑장에서 고향 미네소타사람들과 뭉쳐 즐거운 한 때를 가졌습니다. 

우리까지 모두 4쌍, 여덟명이 호스트인 데이브의 모토홈 옆 피크닉 테이블에서 닭요리와 함께 밤늦도록 즐거운 수다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곳 캠핑장에는 이들 외에도 우리가 인사하고 지내는 미네소타에서 온 부부가 두세쌍 더 있습니다.  

다들 우리처럼 추운 미네소타를 떠나 겨울나기를 위해 모토홈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온 세칭 '스노우버드'들입니다. 

워낙 수더분하고 사람 좋기로 소문난 미네소탄들이지요. 객지에서 만나니 어찌 그리 더욱 정이 철철 넘치는지요. 

미네소탄끼리 같이 아침마다 워터로빅도 하고 해변사이클링, 그리고 땡스기빙과 크리스마스파티도 하고...계속 같이 뭉쳐 놀자고들 합니다. 

태평양 야자수 아래서 보내게된 우리에겐 17년 만의 처음 따뜻한 겨울입니다. 마음이 넉넉한 고향사람들로 인해 올 겨울은 더욱 포근한 나날이 될 듯합니다. 


황야로 가자는 뜻은?


알브이파크rv park에는 사실 모든 것이 너무 편하게 되어 있지요.  에어콘, TV, 인터넷, 상하수 연결에 더운물도 펑펑 나오고. 밑에 바퀴가 붙어 있다는 것 말고는 집이나 호텔과 다를 바가 없지요. 그래서 여름 휴가철이나 연휴기간외에는 은퇴한 노인부부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분들은 보통 거대한 크기의 모토홈에 지프차를 끌고 다니며 월단위로 머무는 이들이 태반입니다. 해서 어떤때는 여기가 너싱홈인지 캠핑장인지....

이런 리조트 스타일 알브이파크에 오래 있다보면 편해서 좋긴한데 너무 푹가라 앉은 안이한 분위기에 젖어들기 쉽습니다.

해서 마음이(만?) 청춘인 로변철옹께서는 가능한 자주 야생으로 나가자고 하네요. 모험적인 캐러버닝을 주기적으로 즐기고 싶답니다. 
속세를 벗어나 앞서간 성자들이 보여준 청빈과 고행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겠다는 거지요. 이때는 말이 오며 가며 주인 양해하에 주택가 드라이브웨이에서 또는 몰주차장에서 오버나잇을 하기도 하고....홈리스 베기본드 비슷한 생활이지요. 깡통만 앞에다 놓으면.   

아무런 편의시설이 없는 오지나 황야, 사막에서의 캠핑을 우리는 '분닥킹(boon-docking)'한다고 말합니다. 더욱 흔히는  '드라이dry 캠핑'이라고도 하구요. 왜 그렇게 표현하는지는 모릅니다만. (아마도 물 공급이 없다는 뜻?)



시간나는데로 캘리포니아 내륙의 황야/사막지역을 돌아 다니는 중. 겨울에 분닥하기 좋은 적당한 지역-세이프하버를 찾는 중입니다.                                  

                               
번잡한 LA다운타운을 벗어나 한두시간 남짓만 내륙으로 들어가도 이런 황무지들이 널려 있습니다.  궂이 아리조나나 네바다까지 안가도.... 이런 곳에 말뚝박고 나홀로 공화국을 건설하는게 로변철씨의 꿈. 


이 일대는 인적이 드뭅니다. 온종일 이리저리 벌판을 걸어 다녀도 한두사람 만날까 말까. 대신에 들개(카요티)가 떼지어 돌아 다니고 마운틴 라이온이 숨어 있다는 벌판입니다.


인근에서 농장을 한다는 아주머니와 만났습니다. 

오솔길에 왠 개똥이 이리 많은가 했더니 카요티들이 꼭 사람다니는 길에다가 그렇게 변을 본다네요. 


  
이날 트라이포드는 두가지 용도였지요. 카메라 받침, 그리고 혹시나 야생동물이 달겨들 경우 호신용...


문명세계로 돌아오는 길-야생의 황무지를 벗어나니 바로 엄청난 자동차의 물결이....역시 캘리포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