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자원봉사도 만만치 않네


추수감사절을 맞아 독실한 크리스쳔이신 이 캠퍼 몇 분의 제의로 함께 샌타애나의 어느 라티노+백인 교회에서 주관한 홈리스 점심공양에 자원봉사로 참여했습니다. 샌타애나시는 부유한 오렌지타운티에서는 가장 히스패닉 빈민층이 많고 범죄율이 높은 도시라고 합니다. 






                                       요리사에 밴드까지 출동했는데... 

그런데 안타까왔습니다. 빨간 티를 입고 백여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열심히 엄청난 음식과 음료를 준비했는데 이런, 막상 홈리스 분들은 불과 오십여명 남짓 오셨네요. 아마도 처음 하는 행사라 홍보가 많이 부족했던 듯합니다.  특히 인근 레스토랑들에서 제공한 다양하고 푸짐한 요리와 음료들이 너무 많이 남아 돌아 처치곤란....마음이 아팠습니다. 엉뚱하게 북한의 굶주리는 아이들 얼굴이 다 떠오르더군요.    

                                          부페식으로 잔뜩 마련했는데 막상 텅빈 테이블이 많았습니다. 

아래는 함께 갔던 우리 일행들....길거리로 나가 호객행위라도 할까 고민 중. 

                                          이 많은 음식을 어쩌라고....

손님이 적어 장사(?)가 시원치 않아 많이 아쉬웠지만 나름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중간에 자원봉사자 아이들을 위한 에어점핑정글 놀이기구가 갑자기 폭싹 주저 앉아 안에서 놀던 아이들이 잠시 깔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다행이 다친 애는 없었지만 쿡하던 부모들이 놀라 뛰어 가는 소동이 잠시 벌어졌습니다.  



장차 비영리 사회봉사 재단설립의 야무진 꿈을 가진 우리 가족입니다. 
지금은 우리부터 먼저 중심잡는 일이 급선무지만....뜻있는 분들과 중지를 모으며 에너지를 저축하는 중이지요.   

그런데 오늘 단순히 남을 돕는 봉사활동도 그렇게 만만한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새삼 다시 해봅니다. 열정과 마음만으로는 부족하지요. 봉사도 영리사업 못지않은 노하우와 조직력과 그리고 경험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산가족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덕담을 나누며 칠면조와 그레비쏘쓰 부어 으깬감자 먹는 날-미국의 추석인 땡스기빙 데이입니다.

하지만 이산가족인 우리는 올해 조금은 울적한 추수감사절을 보냈네요. 

슬프게도 아이들과 무려 2천마일이나 떨어져 있으니 말입니다.

*** 왠지 쓸쓸한 기분 달래려 옛날 아이들 어릴 때 사진 몇장 업로드***






우리 아이들로서는 난생처음으로 엄마아빠와 떨어져 보내는 땡스기빙 데이입니다. 
다행히 대학졸업반인 도터는 자취집 친구들과 난생 처음 터키를 구우며 잘 지냈다고는 하네요. 


썬은 이번에도 고향 로체스터의 닥터 헤이스부부가 연휴 4일 동안 집에 데려다가 챙겨 주고 계십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지요. 우리와는 어언 15년지기인 데이빗, 샤론 부부....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우리가 비행기로 미네아폴리스까지 날아가야할 상황이었지요. 
모두가 가족품으로 떠난 텅빈 기숙사에서 아들 혼자 대학에서의 첫 연휴, 추수감사절을 쓸쓸하게 보내게 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둘다 저명한 심장전문의인 두사람, 정말 우리가족에겐 심장이 따뜻한 분들입니다.



잠시 주말 방문을 위해 우리가 가거나 아니면 아이들이 오도록 왕복비행기표를 사서 보낼 형편이 아님을 아이들도 잘 이해해주니 너무나 고맙네요.  전화와 텍스트로 오히려 자기들이 지금 얼마나 재미있고 잘 지내고 있는지 알려주며 오히려 우리를 걱정해주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자식농사 대충 끝나가는 기분입니다.

아이들없는, 대체로 쓸쓸한 땡스기빙이었지만 그래도 위안이 되는 일이 있지요. 

불과 2-3주후면 겨울방학을 시작하고 각각 12월 12일과 19일 드디어 아이들이 이곳 캘리포니아로 날아 옵니다.  
몇달 전 이미 비행기표를 예약해 두었지요. 
온식구가 오랜만에 캘리포니아에서 뭉쳐 함께 행복한 몇주간을 보낼 생각에 점차 가슴이 설렙니다.  



생각하면 이렇게 늘 아이들을 품고 있었을 때가 역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난생처음 스스로 차린 추수감사절 디너라며 딸이 어제 보내준 폰사진. 조촐하네요...

2014년 11월 21일 금요일

빌리 할머니

이곳 뉴포트 둔스의 또 한분의 고향분.  
사실 지난 9월 1일 도착하던 날 제일 먼저 만난 미네소탄이 이분입니다.

평생 교사생활을 하신 분으로 은퇴후 겨울을 늘 이곳 남가주에서 나신다는 빌리할머니는 정말 우리나라 시골할머니들 못지 않게 잔정이 넘치고 소박하신....천사같은 마음의 소유자시지요. 
언제나 자기집(트레일러)에 놀러 오라 청하시며 오가다 만나 한번 이야기를 시작하시면 절대 놔주지 않는 분이기도 합니다. 하긴 대부분 말벗이 그리운 은퇴노인들이 다 그러시긴 하지만.

아침에 아쿠아로빅에 왜 안나오시냐고 물으니 "늙은 몸매가 부끄러워서 낮에는 못가고 해진 뒤 밤늦게 혼자 야간수영을 한다"며 수줍게 웃으시더군요.



얼마 전에는 근래 본인이 집필하셨다는 어린이동화/언어개발용 게임책을 보여 주시네요. 
관련 웹사이트도 근사하게 만드셨더라구요.  
아무리 남편이 젊어서 프로그래머셨다지만 7순을 넘어 8순을 바라보시는 부부가 대단하세요. (사진 오른쪽 뒤가 할아버지 스티브)
연금으로 생활하시며 트럭뒤에 트레일러를 끌고 팔도유람 여행다니시면서도 틈틈이 이렇게 용돈벌이를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20년 후 우리의 모습이 이럴지도....

2014년 11월 20일 목요일

해변 분닥킹

보통은 연방정부나 주정부 소유의 황야에서 드라이캠핑(boondocking)을 합니다. 그런데를 BLM 또는 OHV지역이라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해변지역은 정해진 캠핑장/알브이파크가 아닌 경우 일몰 이후에는 마음대로 캠핑 할 수 없게 되어 있지요. 다른 스테이트들은 이런 규정들이 좀 설렁설렁하지만 캘리포니아주는 아주 깐깐하다네요. 규정위반시 벌금도 쎄구요. 로변철씨가 늘 말하듯 캘리포니아는 미국이 아닙니다. 그냥 딴나라-캘리포니아 독립공화국이지요. 

그러나 여기 올린 사진 지역은 예외적으로 열흘이상도 머물며 캠핑을 할 수 있게 허용된 곳입니다. 아마도 캘리포니아 퍼시픽해변에서는 유일한 곳이라 하더군요. 상세한 정보는 한인여행자들을 위해 나중에 경이의 세계에서 준비 중인 미국야영생활에 관한 블로그/사이트에 자세히 정리해 나갈 예정입니다. 







런 숨겨진 곳들에 대한 정보는 우리같은 전업알브이어들에게는 정말 고급정보여서 미국캠퍼들도 일반에게 공개하기 아까워들하더라구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언제 야간캠핑이 금지될지 모르니...

해변에 줄지어 서있는 것들이 모토홈 캠핑카들. 캐나다에서 멕시코까지-아들이 동료들과 
사이클링 모험여행 중 우리가 머물던 비치를 지나갈때 위치추적앱의 사진을 캡쳐한거랍니다. 


2014년 11월 19일 수요일

고향사람들과 뭉치다

미네소타에 17년을 살았습니다. 그것도 인생의 황금기 30-40대를 보냈으니 제 2의 고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캘리포니아 바닷가 캠핑장에서 고향 미네소타사람들과 뭉쳐 즐거운 한 때를 가졌습니다. 

우리까지 모두 4쌍, 여덟명이 호스트인 데이브의 모토홈 옆 피크닉 테이블에서 닭요리와 함께 밤늦도록 즐거운 수다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곳 캠핑장에는 이들 외에도 우리가 인사하고 지내는 미네소타에서 온 부부가 두세쌍 더 있습니다.  

다들 우리처럼 추운 미네소타를 떠나 겨울나기를 위해 모토홈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온 세칭 '스노우버드'들입니다. 

워낙 수더분하고 사람 좋기로 소문난 미네소탄들이지요. 객지에서 만나니 어찌 그리 더욱 정이 철철 넘치는지요. 

미네소탄끼리 같이 아침마다 워터로빅도 하고 해변사이클링, 그리고 땡스기빙과 크리스마스파티도 하고...계속 같이 뭉쳐 놀자고들 합니다. 

태평양 야자수 아래서 보내게된 우리에겐 17년 만의 처음 따뜻한 겨울입니다. 마음이 넉넉한 고향사람들로 인해 올 겨울은 더욱 포근한 나날이 될 듯합니다. 


황야로 가자는 뜻은?


알브이파크rv park에는 사실 모든 것이 너무 편하게 되어 있지요.  에어콘, TV, 인터넷, 상하수 연결에 더운물도 펑펑 나오고. 밑에 바퀴가 붙어 있다는 것 말고는 집이나 호텔과 다를 바가 없지요. 그래서 여름 휴가철이나 연휴기간외에는 은퇴한 노인부부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분들은 보통 거대한 크기의 모토홈에 지프차를 끌고 다니며 월단위로 머무는 이들이 태반입니다. 해서 어떤때는 여기가 너싱홈인지 캠핑장인지....

이런 리조트 스타일 알브이파크에 오래 있다보면 편해서 좋긴한데 너무 푹가라 앉은 안이한 분위기에 젖어들기 쉽습니다.

해서 마음이(만?) 청춘인 로변철옹께서는 가능한 자주 야생으로 나가자고 하네요. 모험적인 캐러버닝을 주기적으로 즐기고 싶답니다. 
속세를 벗어나 앞서간 성자들이 보여준 청빈과 고행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겠다는 거지요. 이때는 말이 오며 가며 주인 양해하에 주택가 드라이브웨이에서 또는 몰주차장에서 오버나잇을 하기도 하고....홈리스 베기본드 비슷한 생활이지요. 깡통만 앞에다 놓으면.   

아무런 편의시설이 없는 오지나 황야, 사막에서의 캠핑을 우리는 '분닥킹(boon-docking)'한다고 말합니다. 더욱 흔히는  '드라이dry 캠핑'이라고도 하구요. 왜 그렇게 표현하는지는 모릅니다만. (아마도 물 공급이 없다는 뜻?)



시간나는데로 캘리포니아 내륙의 황야/사막지역을 돌아 다니는 중. 겨울에 분닥하기 좋은 적당한 지역-세이프하버를 찾는 중입니다.                                  

                               
번잡한 LA다운타운을 벗어나 한두시간 남짓만 내륙으로 들어가도 이런 황무지들이 널려 있습니다.  궂이 아리조나나 네바다까지 안가도.... 이런 곳에 말뚝박고 나홀로 공화국을 건설하는게 로변철씨의 꿈. 


이 일대는 인적이 드뭅니다. 온종일 이리저리 벌판을 걸어 다녀도 한두사람 만날까 말까. 대신에 들개(카요티)가 떼지어 돌아 다니고 마운틴 라이온이 숨어 있다는 벌판입니다.


인근에서 농장을 한다는 아주머니와 만났습니다. 

오솔길에 왠 개똥이 이리 많은가 했더니 카요티들이 꼭 사람다니는 길에다가 그렇게 변을 본다네요. 


  
이날 트라이포드는 두가지 용도였지요. 카메라 받침, 그리고 혹시나 야생동물이 달겨들 경우 호신용...


문명세계로 돌아오는 길-야생의 황무지를 벗어나니 바로 엄청난 자동차의 물결이....역시 캘리포니아...

2014년 10월 19일 일요일

옛 친구 미애 소식






































옛친구 미애 소식을 TV를 통해 우연히 듣네요. 처녀때 한동안 단짝으로 붙어 다녔었지요.  나보다도 더 키가 컸던(182cm) 유일한 친구. 심성이 예쁘고 천성이 착한 애였습니다. 
4-5년 전까지는 그래도 서울나갈때 마다 꼭 연락해 보았었는데...프랑스인 유명사진작가였던 남편 루이와 헤어진 후 신실한 크리스챤으로 거듭났고 그 무렵 모델학과 교수 겸 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장난꾸러기 이구름이 그리고 걸음마 배우던 딸 릴라도 예쁘게 잘 자라 주었네요. 내년 한국에 나가면 제주도로 한번 찾아가 보고 싶네요. 일단 반가움에 TV장면 사진 몇장 캡쳐해 둡니다. 



카약(Kayaking)으로 바다산책

카약을 타고 바다산책을 했습니다.  그간 해변을 걸으며 눈으로 바라만 보던 태평양에 직접 뛰어들어 보니 아, 왜 진작 이걸 왜 안했지 후회가 되었네요.  


매일 해변걷기로 다리운동은 충분한데 상체운동이 아무래도 부족합니다.  균형을 위해 카약이나 스탠드업패달보딩Stand up paddle boarding을 하면 어떨까 생각입니다.  이 아름다운 태평양을 멀리서 바라 보기만 하자니 아깝기도 하고.  

원래 렌트를 해서 좀 해보고 적당한 중고카약이나 보드를 크레익스리스트로 천천히 구입하려던 차 이런 고마울데가!  아침에 같이 풀에서 운동하는 리쳐드씨(made-up name)가 남편에게 말했다네요.  자기에게 카약이 쓸데없이(?) 세개나  있으니 언제든 가져다 타라고.   

카약을 빌리러 가니 마침 자신도 시간이 좀 있다기에 리챠드씨도 함께, 셋이서 바다로 나갔습니다. 내친김에 아예 베이를 벗어나 뉴포트연안의 이탈리안식당(배를 댈수있는 도크가 페티오와 바로 연결돼 있어서 동네사람들이 차대신 배를 타고 많이 오더군요)까지 노를 저어 가서 점심을 먹고 오기로 했지요.  

미네소타에서 레이크하우스에 살때 뒷뜰에 카누가 두척 있어서 노젓기는 원없이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바다에서 카약은 우리 둘다 처음. 노젓는 방식이 좀 달라 처음엔 좀 해멨는데 리챠드씨가 힘안들이고 패들링하는 요령, 물살(ocean current)피하는법 등도 알려줘서 바로 적응이 되었습니다. 

 

호수같은 잔잔한 베이로 나아가는데 저쪽에서 뭔가가 첨버덩합니다. 앗! 돌고래 아냐? 하는데 물개랍니다. 저런 큰 애가 같이 놀자고 덤비면 이 작은 카약은 그냥 뒤집어 질듯...혼자였다면 좀 무서웠을 것 같았습니다. 

절벽과 섬들 사이로 빠져 나가며 펼쳐지는 브릿쥐, 요트, 클립하우스...뉴포트하버의 풍광이 가히 환상적이었습니다. 

  뒤에서 패들링하며 이 사진 찍다 로변철씨 새로 산 스마트폰을 물에 빠뜨릴 뻔했다네요. 

그런데 아무래도 물길로 왕복 2시간은 좀 저에게 무리일거 같았습니다. 게다가 오는 길은 오션커런트가 역류라 훨씬 힘들다네요. 둘이서 정말 괜찮겠냐고 자꾸 저를 걱정합니다. 아무래도 안쓰던 관절에 무리가 갈 수도 있을 듯하여 중간에 배를 돌리기로 했네요. 

어차피 옷도 좀 젖어 일단 모토홈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점심은 셋이서 차를 타고 육로로 다녀 왔습니다. 

   

2014년 10월 6일 월요일

멋진 해변저택? 거져준다면 한번 생각해 보겠음

원래 세이프하버 안에 잔잔한 호수같은 백베이back bay를 몇바퀴 도는 것이 오늘의 산책계획이었지요. 그런데 집을 나서며 로변철씨가 갑자기 루트를 바꾸자네요.  

왜? 방금 텔레비젼 뉴스에 높은 파도주의보가 내렸다는 겁니다. 서퍼들과 해수욕객들 모두들 대피하라고. 야, 신난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우린 성난 파도를 구경하려고 차로 5분거리인 피어로 달려 갔습니다. OMG! 과연 무시무시한 파도가 몰아 치고 있더군요. 이거 혹시 수나미로 이어지는거 아닐까. 






파도가 마치 둑방을 넘어 주택가로 밀려들 기세...

이 무서운 풍랑에 기어히 서핀을 계속하는 말 절대 안듣는 젊은아이들(지금 저 아래 거품 속에 묻혀있습니다. )

실제 바다는 훨씬 무서웠는데 전화사진기로는 표현이 안돼네요. 

비치를 따라 오두막 사이즈도 기백만불씩 한다는 비치홈들이 줄지어 서있습니다.
이제 바다는 백사장을 점령하고 주차장까지 넘보며 침을 튀깁니다.  얼추 10센티만 더 높아도 바닷물이 동네로 마구 넘쳐 들어 올듯 합니다.



이런때마다 집 주인들은 수나미가  걱정돼서 아마 발뻗고 자기 힘들 듯합니다. 간이 작은 편인 저는 아무리 경관이 좋아도 이 동네 집은 사양합니다.  거저 준다면이야 뭐 한번 생각해 보겠지만...



2014년 10월 2일 목요일

오늘은 또 어디를 걸을까

지금 머무는 우리의 베이스캠프(NPD)주변에는 정말 멋진 산책길들이 많습니다.  
매번 오늘은 어디로 방향을 잡을까 잠시 행복한 고민에 빠지곤 하는 우리.


Fashion Island? Back bay? Balboa Island?.....


그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는 역시 발보아 아일랜드를 한바퀴 도는 거지요. 

캠프를 벗어나면  바로 작은 언덕공원이 나옵니다. 여기서 바라보는 베이 풍경이 또 말 그대로 브리쓰테이킹-숨막힙니다. 거기서 PCH만 건너면 내리막 아래 사거리 지나 바로 섬으로 연결된 다리가 나옵니다. 도보로 10분 거리. 


마치 동화 속의 마을 같은 상가와 메디테라니안 풍의 비치하우스들. 우리에겐 미국 초창기 젊은날의 옛 추억이 여기저기 묻어 있는 곳 이기도 합니다. 천천히 걸어도 한시간 안에 돌구름다리로 이어진 두개의 섬을 한바퀴 돌 수 있습니다. 



바다도 바다지만 촘촘히 섬을 메운 집구경하는 재미도 쏠쏠....금싸라기땅의 제한된 공간을 다들 앙증맞게도 꾸며들 놓고 삽니다. 여기서 좀 멋있다 싶은 집은 가격이 5백~6백만불이랍니다.  


한가지 재미난건 여기는 집안을 훤히 다 들여다 보이게 해놓고 지내는게 동네 문화인 모양입니다. 오가는 행인들이 보란 듯이 해진 이후에도 커튼을 안치고들 있는 집이 많습니다.  부부가 마주  앉은 저녁식탁에 올리브가 몇알인지 헤아릴수 있을 정도로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지요.  





한시간 걷기로는 성이 안차는 날은 작은 배를 타고 바다 건너 맞은 편의 반도로 가면 됩니다. 물길로10분 정도 걸릴까,  페리 요금은 두당 1불, 자동차나 자전거도 1불 몇센트 정도 . 


거기서 부두를 나와 길건너 페닌슐라의 반대편으로 가면  이제부터는 베이가 아니라 그야말로 태평양 망망대해. 갈매기와 더불어  수평선을 바라보며 해안산책로를 계속 걷게 됩니다.  그 끝에는 성난 파도가 뒤집어 지는 곶(?/방파제)이 나오지요. 여기서 바라보는 석양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이럴때 어휘의 한계를 느낍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환상적 산책을 즐긴 댓가를 톡톡히 지불하는 중입니다. 인정사정없이 작렬하는 태양으로 여기 머문지 한달만에 우리 부부는 거의 흑인이 되었네요.  

엊그제 로변철씨 왈, 이건 뭐 피부에 주근깨가 아니고 주근깨 밑에 피부가 살짝 보이네...하며 놀립니다.  썬블락로션에 선바이저를 늘 챙겨 다녔지만 별로 소용이 없습니다.  이왕 버린 몸, 여기 있는 동안은 계속 바닷가 산책을 즐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