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따라 인문학공부모임에 갔다가 그만 남의 집 귀한 약탕기의 유리뚜껑을 떨어뜨려 깨트렸습니다. 쌍화차가 보글보글 냄새좋게 끓고 있었는데 그걸 신나게 따라 마시려다가 그만.
얼마나 당황스럽고 민망하던지요. 주인은 괜찮다고 하시지만 그냥 넘어갈 수가 없지요.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 약탕기는 쉽게 사기 힘든 귀한 물건일텐데....
한국이면 뚜껑만 구할 수 있는 것 같던데 여기선 힘들다네요. 결국 새로 하나 사드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기왕이면 새로나온 전자식 신형으로 사려고 엘에이 코리아타운에 알아보니 아니 무슨 주전자 가격이 백몇십불이라니요.
고민 끝에 혹시나 해서 한인주부들이 많이들 보신다는 중고사이트를 클릭하니 앗! 거짓말 처럼 "귀국으로 인해 거의 사용안한 신형약탕기를 반값에 판다"는 광고가 하나 있네요! 전화하니 이어지는 행운! 가까운 얼바인이라며 빗길에 배달까지 해주시네요. 이런 고마운 일이....이런걸 불행 중 다행이라 하나요?
아참, 또 하나의 행운. 우리도 뚜껑없는 약탕기 하나 거저(?)생기네요. 돈 아까워서 그 흔한 밥솥하나를 못바꾸고 망서렸는데 이런 기회아니라면 우리에게 어떻게 약탕기가 생기겠어요. 내친 김에 우리 남편 보약도 좀 사다가 끓여 주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새옹지마네요. 그날 저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 덕에 우리 로변철씨 몸보신 좀 하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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